<자연의뜰> 농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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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3. 10. 1 시골 살 만 해
작성자 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자연의뜰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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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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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1일

 

 

김종옥의 감 박스에 들어가는 인쇄물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원래 것을 재인쇄하면 되지만 2년 정도 사용했으니 내용에 약간 변화를 줄 생각이다.
새로운 메인 사진 한 장 정도가 필요한 것이다. 겸사 이르게 수확하는 ‘태추’라는
품종의 감이 5kg 단위로 334박스가 가능하다면 펀드 배당으로 보낼 생각이기도 하다.
형은 선별장에 형수는 ‘학교 아래 농장’에 있었다. 선별장으로 먼저 가서 형을 싣고
농장으로 갔다. 형수는 몇 박스 주문 들어 온 태추 감을 따고 있었다.

“태추 삼백사십 개 되요? 오 키로.”
“택도 없어. 내년에는 되지만.”
“그럼 형 감은 11월에 보내야겠네.”
“글제.”
“10월에 뭔가를 만들어서 보내면 좋겠는데 제품 구성이 좀 후달리네요.”



아무래도 촬영은 메인 농장인 구리실농장이 좋다. 다시 이동했다.
점심 전에 촬영하고 잠시 이야기하고 이동하면 될 일이다. 가급이면 오후에는 들판을
촬영할 생각이었던 탓에 빠르게 움직이는게 좋다.

“금년에 유난하게 감이 많이 쏟아지는 이유가 뭡니까?”
“시방 전국적으로 그래. 제주도 감귤도 떨어지고. 원래 6월에 10일 간격으로 약을 하는 게
정상이제. 시방 문제가 되는 거이는 지때 약을 안 한 거이라.”
“약을 한 사람들도 떨어지는 거는 뭡니까?”
“지때 안 한 거이라니까. 낙엽이는 병해로 보자믄 약한 넘이라. 약 하믄 금방 없어져.”

옆에서 형수가 한 마디 거든다.

“에스에스기로 한 농장은 전부 문제가 있어요. 제대로 전지 안 한 감밭은 나무 우가
천장 맹키로 막혀 있는데 나무 아래서 에스에스기로 댕김서 뿌려 받자 나무 위 낙엽이를
못 잡은 거이제.”

 


“사람이 잘못했다고 봐야제. 무조건.”
“팔십 푸로는 하느님이 짓는다고 봐야지.”

나는 점차 변하는 한반도 기후 변화에 주범을 둘 수 있을지 몇 차례 시도했지만
형과 형수의 입장은 종내 변화가 없었다. 농부 탓이고 하늘 마음이다. 형수가 보탰다.

“전문적으로 감을 하는 농부가 아니면 그 농약 뿌리는 꼬타리 구멍 굵은 거로
감나무 약을 헌께 세세허니 뿌려지들 안혀. 그냥 줄줄 흘러내린단 말시.
그냥 마이 했슨게 끝났다고 생각하는 거이제.”

처음으로 김종옥을 기록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한 번 따져보자. 김종옥 말고 구례 감 일반.
2010 - 이른 서리. 이른바 ‘김종옥의 손을 팝니다’ 사태. 거의 전멸.
2011 - 그럭저럭 무난한 수확
2012 - 태풍 두 번.
2013 - 낙엽병. 그러나 치명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열매 사이즈가 작다.
금년 포함 지난 4년 동안 정상적이었던 해는 2011년 한 번이었다.
그렇다면 작년의 태풍 두 번에 김종옥은 괜찮았다고 하는데 이유는?

“태풍 오고 놉 얻어서 바로 작업 들어갔어요.”
“긍께 뭔 작업을 했냐고요오?”
“열매 떨어뜨리는거.”
“왜요?”
“잎 수 맞춰야제.”

뭔 소린가? 태풍으로 인한 감나무 피해는 열매의 낙과가 아니라 잎이 떨어지거나 찢어지는
문제다. 본격적으로 익어가야 할 시기에 광합성을 할 잎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열매의
수를 줄이는 것이다. 열매 하나에 입수는 스무 개 전후가 적절하단다. 일반 농가는 엄두를
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그리고 2012년 감 가격은 비교적 내렸다. 태풍 전에 워낙
열매의 개수가 많아서 소문만큼 감이 부족하지 않았고 주 생산지 경남은 태풍 피해가 적었던 것이다.

 


풍년은 풍년이라 가격이 내리고 흉년은 수확량이 적어 수입이 준다.
그 적정선을 하사하는 힘은? 하늘이다. 2013년은 태풍이 없었다.
2012년의 태풍이 아니었다면 작년 감 가격은 엄청나게 다운되었을 것이다.
몇 년 만에 본 풍년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금년은 흉년이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작년에 애를 아주 많이 낳았으니까 금년에는 힘들다?”
“그러제. 작년에 나무들이 보대껴 논게… 금년에는 모두 다마가 작아. 경남도.”
“서리 조심하면 현재로서는 큰 일은 없겠네요.”
“일단 예보 상으로는 이른 추위가 온다네.”

완전한 상품이 되기 전에 서리가 내리면 곤란하다는 변수가 유효한 것이다.

“그래서 태추를 많이 심는겨. 조기 수확하는 거이제.”

그렇구나. 태추와 조추로 품종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가 있구나. 나는 단순히 맛 있어
그런 것인 줄 알았는데… 들판의 상태가 아주 좋다. 그러나 구례군 농민회장이기도 한
종옥이 형은 한숨을 뱉는다.

 

 

“흉년은 훙년인디 감은 좋아. 구례는. 작년보다 한 이십 푸로 줄 거이구만.
그래도 당도가 높아. 안 익은 감도 시방 먹을 만 하단께.”
“아직도 날이 이리 더운데요. 뭔 문제없을까요?”
“더우면 색이 빨리 나. 글고 요즘은 일교차 커도 일정하지가 않아서 힘들어.
나무들이 혼란스러운 것이제.”
“그나저나 금년에는 부채는 어떠요? 히.”
“빚이야 없을 수는 없제. 그래도 뭐 부담스러운 거는 인자 없어. 봄에 기계 넌거…”
“아, 그 순 따기 할 때 몰고 댕기던거? 얼만데요?”
“천팔백오십만 원.”
“그게! 뭐 그리 비싸?”
“원래 농기계는 비싸. 국산이고 수입산이고. 우리는 필요하고 업자들 먹여 살리고.”

그렇구나. 기계가 비싸도 일손이 사라져 가는 농부들은 기계를 사야한다.
마지막 말씀이 좀 우서웠다.

“시골 살 만 해. 도시보다 돈 쓸 일도 없고.”

 

 

 

ng37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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